안 내 문

안녕하세요.
그동안 레옹 매거진을 아끼고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안내 말씀 드립니다.


<레옹 코리아>는 2012년 창간호를 발행으로 폭넓게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인쇄 매체와 잡지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이번 2019년 5월호를 끝으로 휴간을 결정하였습니다.

그동안 <레옹 코리아>를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 레옹 매거진 임직원 일동 -


* 현재 2019년 5월호까지는 정상 발송 되었으며, 구독자분들께는 잔여 개월수 만큼 환급해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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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지금까지 이런 화보는 없었다DEFAULT

2019.02.28

natural is REAL STYLE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법. 탄탄한 연기력을 가감 없이 발휘하며 ‘사천만 배우’로 거듭난 한 남자가 <레옹>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한창 성공 가도를 달리며 들떠 있을 법도 하건만,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했다고 말합니다. 때로는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모습으로, 때로는 더없이 내추럴한 모습으로 진정한 남자의 매력을 보여주는 명품 배우 류승룡을 만났습니다.

블랙 가죽 톱, 블랙 메시 톱, 핀턱 와이드 팬츠, 슈즈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목걸이, 브레이슬릿 모두 다미아니.

 

먼저 <극한직업> 천만 관객 돌파를 축하합니다. <광해>, <7번방의 선물>, <명량>에 이어 4번째죠. 이로써 ‘사천만 배우’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소감이 어떠한가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결과를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무거운 수식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많은 사람의 열정과 시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극한직업>의 인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어떤 스케줄이 있나요?
점심에는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조카들을 만나 축하하는 자리 겸 가족 식사를 했고, 이 촬영을 마치면 저녁에 개인 일정이 있어요. 내일, 감사의 의미로 관객을 만나는 GV가 아마 <극한직업>의 마지막 일정이 될 것 같습니다.

 

데님 셔츠 랄프 로렌 퍼플 라벨 by 란스미어. 브라이틀링의 ‘프리미에르 오토매틱 40’ 워치는 1940년대 프리미에르의 우아한 감각을 덧입었다. 매끈한 스테인리스스틸 케이스는 화이트 미닛 트랙으로 두른 블루 다이얼을 품고 있다.

 

<극한직업>은 6년 만의 코미디 영화 출연작이었죠. 이병헌 감독과 배우 모두 ‘젊은 피’였는데 현장에서 어떤 선배인지 궁금합니다.
감독님, 함께 출연하는 배우, 스태프분 모두 나이와 상관없이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극한직업>의 개봉 초반에 열린 합동 인터뷰에서 배우들은 “혹시 촬영 때 미처 못다 한 말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때 배우 이동휘가 한 말이 기억나네요. “하도 수다를 많이 떨어서 이렇게 못다 한 이야기가 없는 촬영 현장은 처음이었어요”라고 했죠. 찍는 내내 정말 편안하고 유쾌했던 분위기가 영화에 그대로 담겼구나 싶을 정도예요.

 

하늘색 재킷과 팬츠, 화이트 셔츠 모두 에르메네질도 제냐 쿠튀르. 슬리퍼 파르팔라 by 유니페어. 브라이틀링의 ‘프리미에르 B01 크로노그래프 42’ 워치는 브랜드 고유의 뛰어난 성능은 그대로 계승하면서 일상의 우아한 스타일을 위해 태어났다.

 

한때 특유의 내추럴한 패션으로 ‘더티 섹시’라는 패션계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화제를 모았는데요. 요즘은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나요?
사실 외부 활동할 때 제 모습은 스태프들이 많이 신경 써준 결과물이고, 평소에는 과거나 지금이나 편안한 것을 선호해요. 몇 년 전까지 제 최애템은 ‘도인 바지’였죠. 혹시 도인 바지를 아세요? 주로 스님들이 많이 입는 무채색 바지를 매일 입고 다녔어요. 팬들이 질색하더라고요(웃음). 최근에는 목공 작업에 빠져 있어 편하면서도 기능적인 아웃도어 의류를 즐겨 입는 편이에요.

<레옹>이 추구하는 남성의 이미지처럼, 거칠면서도 때로는 부드럽고 친근한 ‘반전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스스로는 마초와 섬세한 남자 중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나요?
두 모습 다 조금씩 있는 것 같아요. 외형적으로는 아무래도 남성적 에너지가 느껴진다고들 하세요. 그런데 평소 저는 ‘디테일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상대의 감정을 살핀다든지, 촬영 현장의 흐름을 읽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든지요. 그런 데서 의외성을 발견하는 분이 꽤 있더라고요.

 

화이트 블루종 랄프 로렌 퍼플 라벨 by 란스미어. 티셔츠 코스. 데님 팬츠 캘빈 클라인 진.

 

한눈에 봐도 멋있는 스타일을 뽐내거나, 찬찬히 뜯어볼 때 은근하고 깊은 매력을 드러내는 등 남자 스타일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진정한 멋이란 무엇일까요?
우선 저는 패션에 대해 잘 모른다는 얘기를 먼저 하고 싶고요(웃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후자를 좀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다지 스타일에 신경 쓰지 않은 듯한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장점이 본연의 스타일에 녹아 있는 것을 느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요.

평소 격의 없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여행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어요. 지금까지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는 어디였고, 앞으로 가고 싶은 곳은 어디인지 궁금합니다.
한 곳만 꼽기 어렵네요. 어디를 가든 그 장소가 주는 이미지가 있고 그 위에 함께 간 사람들의 추억이 더해지면 모두 나름의 색을 띤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딱 떠오르는 곳은 코카서스와 캄차카예요. 코카서스는 작년에 첫째와 다녀온 곳이고, 둘째와는 캄차카를 다녀왔거든요. 얼마 전 두 아들에게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야?”라고 물었는데, 두 아이 모두 작년의 여행을 꼽더라고요. 세 부자에게 너무 소중한 추억이 생긴 거죠.

 

화이트 턱시도 재킷 비아 by 이정기. 핀턱 셔츠 브룩스 브라더스. 화이트 팬츠 폴로 랄프 로렌. 십자가 펜던트 목걸이, 작은 십자가 펜던트 목걸이 모두 다미아니.

 

다도와 목공이 취미라고 들었습니다. 둘 다 조용히 몰두하는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어떤 매력을 느꼈나요?
다도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그냥 차 마시는 것을 좋아해요. 혼자 마시지 않고 주변 사람과 나눠 마시죠. 처음엔 커피를 좀 줄여보려고 접하게 됐는데,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여기저기 전도하게 됐죠. <극한직업>을 찍을 때, 관람객들이 더욱 크게 웃을 수 있도록 연기하는 배우들은 한껏 더 진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쉴 때마다 함께 차를 나누며 마음을 차분히 다스린 게 연기에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목공도 반은 혼자 하고, 반은 여럿이 하는 활동이에요. 주로 소규모 목공이라 혼자서 작업하더라도 취미로 만든 것들이 쌓이면 여기저기 선물하게 되더라고요. 작은 것이지만 진심으로기뻐해주는 모습이 제게는 선물로 돌아옵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도리화가> 등 사극 경험이 많지만 ‘K좀비’라는 별칭이 붙기도 한 <킹덤> 촬영은 또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극과 비교해 어떤 점이 특별했나요?
가장 한국적인 배경에 서구적 소재를 접목한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장르물의 장인’이라고 불리는 김은희 작가의 탄탄한 시나리오 속도감과 깊이를 동시에 담아내는 김성훈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히려 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힘든 작품이었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가 저와 중전 역의 김혜준 씨가 창덕궁 후원 관람정에서 대화하는 신이에요. 고요한 호수와 눈부시게 아름다운 단풍, 그리고 단아한 정자는 한국의 미가 꽉 찬 미장센이죠. 그런데 수면 아래에는 영의정 조학주가 숨긴 시체들이 수장되어 있어요. 아름다운 풍경과 잔혹한 서사가 대비되는 그 지점이 <킹덤>의 매력을 집약해 보여줍니다.

지금 한창 <킹덤> 시즌2를 촬영 중이죠. <킹덤>이 여러 가지 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새로운 형식의 배급망이나 시즌제 등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넷플릭스는 표현을 제약하지 않는 대신 화면 품질의 컨트롤은 아주 정확해요. 창작자가 마음껏 작업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되 퀄리티를 철저히 관리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전 세계 190개국 동시 방영도 그렇고, 영화처럼 한 번에 전편을 공개하는 것도 새로웠죠. 영화와 드라마의 장점만을 취한 시스템이라고 할까요. 시즌1이 방영되기 전 시즌2 제작이 결정된 건 넷플릭스에서도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시즌2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블랙 재킷, 블랙 팬츠 모두 브룩스 브라더스. 화이트 셔츠 까날리.

 

이제까지 시대극과 코미디, 액션, 스릴러 등 여러 영화에서 다양한 역을 맡아왔죠. 작품을 고를 때 류승룡만의 기준이 있나요?
예전에는 제 마음에 드는 옷만을 고집했다면, 지금은 남들이 보기에도 멋지고 제가 입기에도 어색하지 않은 옷을 입어야겠다는 마음이에요. 대중이 기대하는 저의 모습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난타>부터 <극한직업>에 이르기까지 오랜 배우 생활을 이어나간 후 대중에 널리 각인되었는데요. 스스로를 ‘대기 만성형 배우’라고 생각하나요?
‘대기’는 맞는데 ‘만성’은 아직 한참 남았어요(웃음). 마흔이 넘어 주목받기 시작했으니 좀 늦은 편이죠. 좋은 기회들을 만나기 전에 보낸 시간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로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여전히 채워야 할 부분이 많아요.

 

화이트 폴로셔츠, 베이지 베스트, 팬츠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 로퍼 살바토레 페라가모. 브라이틀링의 ‘프리미에르 B01 크로노그래프 42 워치’는 70시간 이상의 안정적인 파워 리저브 기능을 지닌 자사 칼리버 01을 장착했다. 하늘과 바다를 넘어 지상에서도 빛을 발하는 워치.

 

천만 관객 영화도 있었지만 예상만큼 호응을 얻지 못한영화도 있었을 테죠. 찍었을 땐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잘 되었거나,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생각만큼 좋지 않았던 작품도 있었겠고요. 스스로의 연기 만족도와 대중의 호응, 그 연관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많은 관객이 봐준 영화도 그렇게까지 잘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에요. 배우의 소임은 카메라 앞에서 최선을 다해 감정을 세공하고 연주하는 것까지고, 완성된 작품에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관객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극한직업>의 촬영 중, 배우들과 함께 “우리는 과정까지만 최선을 다할 수 있으니까 후회 없이 임하자. 결과는 관객이 판단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했어요.

배우로서 어떤 미래 계획을 세웠나요?
일단 <킹덤> 시즌2 촬영이 시작됐으니 당분간 그 작품에 집중할 예정이에요. 궁극적으로는 성실한 연기를 통해 좋은 창작자와 세상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어요. 계획보다는 소망이겠네요.

한 사람으로서 류승룡의 꿈은 무엇인가요?
올해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었어요. 뭔가를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입니다. 삶이 의도와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강한 깨달음이 어떤 상황에서도 일희일비하지 않는 밑거름이 됐어요. 로마 시대 개선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어떤 노예가 뒤에서 “메멘토모리!(Memento Mori)”라고 외쳤대요. 너도 언젠가는 죽을 테니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행동하라고요. 어느 상황에 놓이든 일상에서 이 말을 기억하고 실천하는 것이 작은 목표입니다.

2019년 3월호 MORE
EDITOR 정세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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