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지 않은 남자의 휴가를 꿈꾼다면, 하와이가 정답니다

2013.01.24



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에 처음 가봤습니다. 가기 전에 파란 하늘엔 야자수 잎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거리에선 흥겨운 훌라 춤과 우쿨렐레 연주가 이어지고, 비치에는 멋진 서퍼들이 즐비할 거라 상상했죠. 물론 그 모든 것이 상상보다 훨씬 멋진 모습이지만 그게 하와이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화산석을 밟으며 바람을 맞고, 바다 냄새를 맡으며 거대한 나무숲에서 자연 삼림욕을 즐기고, 시간대별로 변하는 름다운 하늘을 감상하고, 밤바닷가의 낭만을 즐기는 그런 곳이더군요. 한 가지 더, 미국 본토보다 세금이 적고, 다양한 옵션별로 쇼핑이 가능하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장점이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영장에서 책 보며 쉬는 휴가도 물론 좋지만,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액티비티로 이국적인 재미를 느껴보는 게 레옹족다운 휴가일 겁니다. ‘스케일’이 다른 하와이에서 말이죠!  에디터 신동선 사진 김동욱 취재 협조 하와이



하와이는 빅아일랜드, 오아후, 마우이, 카우아이, 몰로카이, 라나이의 6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약 1500년 전, 폴리네시안이 카누를 타고 별자리에 의지해 바닷길을 따라와 기적적으로 발견한 하와이 제도는 아메리카 대륙과 아시아를 가르는 태평양의 중심부에 위치한 까닭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분쟁을 낳고 세력 싸움을 거쳤다고 합니다. 1893년, 하와이 경제를 장악한 미국 식민지 개척자들은 하와이 왕조를 전복시켰고, 1898년 하와이는 미국의 영토로 흡수되었죠. 20세기 들어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농장이 하와이 경제에 박차를 가하면서 일본, 필리핀, 중국, 포르투갈의 이민자들이 유입됐습니다. 이민자들의 인종 배경 때문에 하와이는 인구 구성이 그 어느 곳보다 다양합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오아후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1945년 일본의 무조건 항복으로 끝났죠. 전쟁이 끝난 후 1959년, 하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었습니다. 오아후는 호놀룰루 국제공항이 있는 하와이 주의 메인 섬으로 전체 130만 인구 중 80%가 이곳 오아후에 살고 있다고 하네요. 하와이 출신의 오바마 대통령도 휴가 때마다 하와이를 찾는다고 합니다. 큰 파도도, 해일도 없기 때문에 바다와 5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만든 진짜 해안 도로를 달리는 묘미를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렌터카 이용을 추천합니다. 도로 여건이 좋아 운전하기도 쉬울뿐더러, 섬 전체를 끼고 동서남북 해안 도로를 달릴 때마다 전혀 다른 풍광이 펼쳐지니까요. 하와이 6개 섬 중에서 휴양지와 도시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바다를 사랑하며, 로맨스를 꿈꾸는 레옹족이 가야 할 첫 번째 섬, 오아후입니다!



하와이에서 꼭 맛봐야 할 것 중 하나인 퍼시픽 림(Pacific Rim). 1991년 하와이의 젊은 요리사 12명이 만든 것으로, 하와이에서 나는 식자재로 세계 각국의 요리법을 접목해 만든 것이다. 위의 사진은 퍼시픽 림 레스토랑 중 하나인 셰프 마브로(www.chefmavro.com)의 메뉴. 왼쪽은 마우이 어니언과 갈릭 칩, 올리브 파우더를 올린 양고기 요리, 오른쪽은 프레시 민트를 곁들인 수박 샴페인 젤리.



Surfing
1778년 제임스 쿡 선장 일행이 오아후에서 파도타기를 즐기는 원주민을 목격한 것이 서핑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라고 한다. 하와이는 서핑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데, 좋은 기후와 높은 파도 때문. 아시아에서 발달한 큰 파도가 몰려와 하와이 제도에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내는 것. 해변에서 수백 미터까지 1m 안팎의 수심이라 안전하다. 오아후 중에서도 남쪽의 와이키키와 알라모아나를 비롯해 북쪽의 할레이바, 와이메아, 선셋 비치가 서핑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 비치를 걷다 보면 서프보드를 세워놓고 서핑 레슨을 해주는 곳을 쉽게 볼 수 있다. 레슨 비용은
그룹 레슨 기준으로 1시간에 60달러. 홈페이지 www.dksurf.com



빅아일랜드는 하와이 섬의 다른 이름으로 제주도의 8배나 되는, 하와이 제도 중 가장 큰 섬입니다. 불모지가 많아 15만 명 정도만 살고 있죠. 화산섬인 하와이에서 가장 늦게 생성된 섬으로 섬 가운데에 4000m가 넘는 2개의 봉우리가 있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그렇게 웅대할 수가 없더군요.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30분을 날아 하와이 주 제2의 도시 힐로(Hilo)에 내리면 호텔로 가는 길 양옆으로 색다른 전경이 펼쳐집니다. 가로수 뒤로 끝없이 펼쳐진 까만 화산석들 사이사이로 하얀 돌을 이용해 기념 문구(?)를 써놓은 거죠. 관광지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낙서,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 또는 누가 여기 왔다 가다 등의 영어 버전인 셈입니다. 구경도 할 겸 내린 김에 저도 그 돌을 이용해 ‘LEON’을 써봤습니다. 아, 아무리 작은 돌이라도 하와이에 있는 화산석을 가져가는 순간 그 사람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속설이 있어서 하와이에 있는 돌은 절대로 외부 방출(?)이 안 된다고 합니다. 깜빡하고 기념으로 가져간 사람이 우편으로 다시 돌려보내기도 한다네요. 빅아일랜드 관광의 핵심은 동쪽에 있는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입니다. 198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에선 분화구에서 흘러나오는 가스와 검은 용암으로 뒤덮인 황량한 대지를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해안으로 내려가는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의 끝자락은 2003년 분화 때 흘러내린 용암으로 길이 막혀서 걸어 들어가야 하는 진기한 경험도 해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코나 커피의 산지로 유명한 도시 코나(Kona)에서 낚시 보트를 타보는 것, 해발 9000m가 넘는 산에 올라 하늘 가까이에서 별을 보는 이벤트를 즐기는 것, 빽빽한 나무로 가득 찬 산 위로 타잔처럼 날아다니는 지프라인 투어를 해보는 것 등 자연과 가까워지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놓치지 마세요





Mauna Kea Summit & Stars Adventure
섬 중앙에 자리 잡은 2개의 산, 마우나케아와 마우나로아는 해발 3만 피트(약 9144m) 높이의 산으로 기저에서부터 측정하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스타 게이징 투어(Star Gazing Tour)는 마우나케아의 고산지대에 올라 일몰을 감상한 뒤 내려오다 방문객 센터에서 별 보기 투어를 하는 일정으로 구성한 프로그램. 고산지대의 특성상 공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만 16세 미만은 참가할 수 없으며 사륜구동 차량만 이용할 수 있다. 구름이 눈높이보다 낮게 있거나 흘러내린 용암으로 생긴 독특한 지형 등 산 정상으로 향할 때 양옆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중간 지점에서 간단한 피크닉 도시락으로 ‘미국식 야생’을 경험한 후 정상에 오르니 공기가 부족해 조금 어지럽다. 발아래 깔린 구름과 급속도로 가까워진 하늘 사이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이곳이 아니면 경험하기 힘들 듯. 비록 날씨가 흐린 관계로 별이 쏟아져 내릴 듯하다는 스타 게이징은 못 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높은 산 위에서 맞은 차가운 공기는 그것만으로도 기억에 오래 남을 듯. 투어 비용 192달러(세금 불포함) 예약 문의 800-464-1993
홈페이지 www.hawaii-fore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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